17. 귀인을 만나 크게 성공하다.
팔일오(八·一五) 해방 이전, 서울시 종로구 보신각(普信閣) 건너편에는 덕창호(德昌號)라는 큰 포목 무역상이 있었다.
그 주인의 이름은 신덕현(申德鉉)이다.
그는 과거에 생활이 매우 곤궁하여 고물상 일을 하며 근근이 생계를 유지했다.
그마저도 여의치 않을 때는 가족들이 끼니를 거르는 경우가 많았다.
배가 몹시 고플 때는 서울 주변 사찰인 경국사, 봉국사, 신흥사, 개운사를 돌아다니며 심부름을 해주고, 재를 지낸 뒤 찬밥 덩어리를 얻어 식구들에게 갖다 주어 연명하던 시절이 많았다.
그러던 중 우연히 삼각산 승가사를 찾아가 일을 도와주면서 마애불 앞에 다기물을 올리고 삼칠일간 정성껏 기도를 올리며 잘되게 해달라고 축원하였다.
그 후 우연히 귀인을 만나 장사를 시작하게 되었고, 장사가 점차 잘되어 재산이 늘어 나중에는 서울 시내에서 재벌가라는 말을 들으며 종로1가에 큰 포목 무역상을 운영하게 되었다.
그는 자신이 잘살게 된 것이 모두 승가사 마애불님의 가피 덕분이라고 생각하여 한 달에 한 번씩 꼭 참배하며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고, 그 감사의 말이 곧 축원이 되었다고 한다.
6.25 사변 후 승가사가 폭격으로 모두 소실되고 마애불만 남았음에도 폐허가 된 빈터에 아무도 찾는 사람이 없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두려움을 무릅쓰고 매월 마애불 전에 참배하였으며, 세상을 떠날 때까지 단 한 번도 거르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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